[밴쿠버 야경] Cypress Mountain / 사이프러스 마운틴

낮에는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오후에는 친한 형을 만났는데, 그 형이 일찍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갑자기 토요일 저녁이 텅 비게 되었다. 

토요일 저녁에는 보통 친구와 약속을 잡거나 집에서 쉬는데, 이미 밖에 나와 있는 상태에서 시간이 비니까 왠지 집에 돌아가기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트렁크에 삼각대와 카메라도 있는 상황. 어디를 갈까 생각을 하자마자 바로 Cypress Mountain을 떠올렸다. 야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밴쿠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데, 멀리 있어서 카메라를 사고 나서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선뜻 못 갔었던 곳이다. 마침 시간도 많이 비었겠다, 드라이브도 할 겸 형과 헤어지자마자 바로 Cypress로 향했다.


고불고불 Cypress 산 위를 올라가다 보면 산 중턱에 탁 트이는 곳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View Point. 잠깐 주차를 하고 내려 경치를 감상해줬다. 오랜만에 왔지만, 여전히 멋있었다. 하지만 아직 야경을 찍기에는 시간이 아직 조금 일러서, 차를 타고 Cypress 스키장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양옆으로 보이는 바다, 나무, 산들을 가로지르며 드라이브하는 재미도 야경 못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다시 View Point에 돌아와 주차하고 삼각대와 사진기를 들고 밴쿠버 전경이 보이는 곳으로 가는 길, 밴쿠버 앞바다에 제각각 떠 있는 커다란 선박들을 볼 수 있었다. 옆에 지나가던 아저씨가 아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주차장" 이라며 아무렇게나 대충 세워둔 배들을 비꼬아 주었다.



Cypress 산에서 본 밴쿠버 야경! 가운데에는 Lions Gate Bridge와 Canada Place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웨스트 밴쿠버, 노스 밴쿠버, 오른쪽으로는 밴쿠버 다운타운이 보인다.



한참 감상을 하다 옆에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대화하는 것을 엿들었다, "밴쿠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정말 잘 보존한 도시 같아". 


그도 그럴 것이 사진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검은 부분은 Stanley Park인데, 저렇게 커다란 땅덩어리가 밴쿠버 다운타운 중심부에 아직까지 보존되고 있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이렇게 한참을 사진을 찍으니 어느새 꽤 늦은 밤이 되어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눈으로 담아주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