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축제] 밴쿠버 최고의 불꽃놀이 Celebration of Light

밴쿠버에서 여름이 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매년 열리는 불꽃놀이 Celebration of Light!

밴쿠버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로서, 매년 엄청난 인파를 모으는 여름 행사 중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여러 팀이 모여 며칠에 걸쳐 서로 준비해온 불꽃놀이를 뽐내고, 시민들의 투표로 1등 팀을 뽑는다. 

2014년에는 미국, 프랑스, 일본 세 팀이 참가해서 각자 7월 26일, 7월 30일, 8월 2일 밤 10시에 밤하늘을 밝혀주었다. 


나라마다 불꽃놀이도 특성이 있어서 모두 다 볼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번 해에는 일본 팀의 불꽃놀이만 보러 갔다.


불꽃놀이는 English Bay 물 위에 플랫폼을 뛰어서 쏜다. 그래서 가장 잘 보이는 곳은 잉글리쉬 베이 앞 모래사장인데, 어마어마하게 사람들이 많이 와서,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일찍 가야만 한다. 모래사장 일부분에는 시에서 관중석도 만들어 주는데, 표를 미리 사야만 사용할 수 있다. 비싼 편이지만, 마음 편하게 좋은 자리에 앉아서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많은 인파에 치이는 것이 꺼려진다면, 잉글리쉬 베이 해변 건너편에 있는 Vanier Park 에서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다. 물론 잉글리쉬 베이 보다는 조금 더 멀리서 봐야 하지만, 사람들도 더 적다는 이점이 있다.


나와 친구들은 그냥 잉글리쉬 베이에 직접 가기로 했다. 미리 모여서 밥도 먹고, 다운타운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9시쯤에 Burrard와 Nelson 근처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David Street를 따라 잉글리쉬 베이로 걸어갔다. 도로를 막기 때문에 조금 멀리 차를 대고 걸어가야 한다. 버스나 스카이트레인도 있지만, 대중교통은 집에 갈 때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며, 가끔 섞여 있는 몰래 술을 마신 젊은 애들이 무슨 짓을 할까 두려워서 차를 직접 가져가는 것을 선호한다.



꽤 느지막하게 갔는데도 아직 좀비처럼 사람들이 슬금슬금 모여들고 있었다. 불꽃놀이를 하는 날이면 꽤 큰 구역의 차량을 통제해서 사람들이 다니기 편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도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은 사람들로 꽉 차다 못해 터질듯해서 마치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한다.



사실 미리 지도를 숙지할 필요는 느낀 적이 없었다. 대충 구름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을 따라, 음악 소리에 이끌려 가다 보면 원하는 곳에 도착해있다.



시작을 알리는 폭죽. 한 20분 전에 도착해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진 못 하고 사람들 틈에 껴서 봐야만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 더 잘 보이는 자리를 선점하지 못했다는 것과 마지막에 배터리가 없었다는 것... 끝이 나기도 전에 거의 500장을 연사로 차르르륵 찍어대는 바람에 배터리가 떨어져서 제일 멋있었던 피날레를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피날레는 결국 내 눈으로만 담을 수밖에 없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멋있었다. 내 시야에 넘치도록 불빛들이 쉴새 없이 터지고 반짝였고, 그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서 신비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다음에는 자리도 좋은 곳을 차지하고, 사진 실력도 늘려서 더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있길.